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김혜남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윗줄 코너에 당당히 차지하고 있는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난 내가 서른 살이 아니라는 사실이 괜히 서글프게 느껴져 못된 심통 속에서 툴툴거리며 그냥 지나쳤던 기억이 있다. 그 책이 회사 독서 모임”수다 앤 북”에서 이달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내 손에 그렇게 찾아왔다.
책을 덮고 난 후의 첫 느낌은 서른 살을 위한 책이 아니라 어쩜 나처럼 사회 초년생도 아니고 그렇다고 관리자도 아닌 입사 5~6년 차에게 회사와 가족, 인생 그리고 그 안에 가득한 고민과 우울, 좌절에 대해 괜찮다며 원래 그런 거라며 따뜻하게 차 한잔을 내미는 듯한 포근함, 그 자체였다.
그 중에서도 내게 가장 감명 깊었던 부분은 마지막에 있었다.
“행복은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 남들이 어떻게 보든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P302)
예전에 누군가 나에게 격이 없는 자리에서 당신의 취미는 무엇입니까. 묻는다면 난 “싸이 업데이트입니다.” 할 정도로 난 그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었다. 그런 내가 어느 순간부터 주저했던 것이 내가 올리는 사진이, 그림이, 글이 마치 누군가의 감탄과 질투와 탄성을 받기 위해 조작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었다. 사진 속에서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정말 행복해서 웃었는가, 아니면 인터넷에 올리기 위해 이토록 행복한 척 웃었는가 했을 때 답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그럴 때 이 책은 거침없이 대답한다. 행복은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이 명제에 대해 다시 한번 시간을 두고 조용히 깊게 생각하고 싶다.
이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네가 항상 옳다는 것을 잊지 마라. 심지어는 네가 틀렸더라도 말이다” (P309)
최선을 다했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든지 간에 당신은 옳다고 책은 얘기한다. 당신이 옳다고 결과가 어떻든 간에 당신이 옳다고 이렇게 말해주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삶이 얼마나 보람될 까, 그것이 가족이든 직장이든지 간에 이렇게 든든한 지지자가 옆에 있어 준다면 무엇을 한들 어찌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나도 나중에 내 아이에게 무한한 믿음으로 이렇게 말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 까.
오랜만에 누군가 낮은 저음의 목소리로 삶과 일, 사랑, 인간관계에 대해 넘치는 애정을 가지고 따뜻한 봄날 햇빛처럼 날 어루만져주는 책을 읽었다. 무작정 앞만 보고 왔는데 더 이상 의욕이 생기지 않을 때, 이유 없이 주변 사람들과 벽이 느껴졌을 때, 누군가 내 아픈 상처를 보듬어 주었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 한번쯤 다시 꺼내서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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