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4일 수요일

[독후감] 마을이 학교다 - 고대용 님

원로 정치인으로 기억되는데 어느 분이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대통령감으로 적당한 사람을 지목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들은 박원순, 유시민, 이정희(현 민주노동당 대표)다. 평소 박원순 변호사는 희망제작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던 참이지만 그 분이 직접 쓴 책을 접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침 중2가 된 큰 애 때문에도 교육에 관심이 있던 참이라 쉽게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책은 대안학교, 공교육내에서 변화를 모색하는 여러 학교, 대안학교는 아니지만 공교육의 울타리 밖에서 시도되는 다양한 활동 들이 소개되어 있다. 작가의 말로는 3년 동안 현장을 돌아다니며 취재한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고 한다.


책을 읽는 과정에서 좀 아쉬웠던 것은 현장의 활동 내용을 자세하게 소개하는 것 까지는 좋았는데 작가인 박원순씨의 개인적인 의견이나 생각들이 좀 더 진지하게 논의되었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점이었다. 자신이 의도했건 아니면 타인에 의한 것이건 사회의 지도층으로 자리매김한 그의 교육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책을 관통하는 한 가지는 교육이라는 것이 학교만의 책임과 의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되는 여러 대안학교와 공교육의 좋은 사례는 교육이라는 것이 학교(교사), 학생, 학부모, 교육당국 이렇게 여러가지가 동등한 조건으로 참여함으로써만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마 이 내용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알고는 있지만 제대로 실천하는 곳은 없다.


일단 나부터도 아이들의 교육에서 학교에 어떠한 역할을 못하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한다 할지라도 이중적인 잣대를 갖고 있을 수 있다. 가령 큰 애는 지금 다니는 중학교의 두발 검사를 굉장히 마뜩찮게 여기고 있다. 어느 정도 두발 자유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학부모인 나는 학생은 학생다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두발제한을 환영하는 입장이다. 박원순이 말하는 좋은 교육은 이런 문제에 대해 학교가 일방적으로 정해서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의 직접적인 객체인 학생이 참여하고, 의견을 이야기하고, 여기에 학부모의 의견과 참여도 이루어져야 진정 교육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지. 아이들의 의견은 완전히 무시되거나 아예 꺼낼 수 조차 없는 환경이 우리의 교육 현실인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들의 주장이 무조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사교육이 비대해지는 현실이 평준화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온 나라 학교가 동일한 교재와 진도를 맞추는 상황에서 학원들은 보다 쉽게 선행학습을 실시할 수 있고, 이러한 분위기가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나는 평준화를 거부하는 어떠한 시도도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문제를 단순하게 볼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정부가 지향하는 하향평준화는 아이들 교육에 어떠한 도움도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평준화, 획일화된 교육보다는 학생의 특성에 맞는 차별화되고 특성화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단순하게 암기하고 정해진 답만 적어서 대학에 보내는 지금의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아들과 내가 바라보는 교육에 대한 시선이 서로 다른 것에서 항상 내가 옳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들이 주장하는 것들(두발 자유, 지나치게 강압적인 교사들의 행위, 교장의 긴 조회에 대한 불만 등)이 나름대로는 일리가 있고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는 아들이 어쩌면 옳을 수도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좋은 교육은 우리의 미래지만 그냥 얻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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